진정 귀농을 하였다.
매번 서울서 왔다갔다 했는데 동거인과 살림을 합치면서 시골 아닌 시골에 오게 되었다. 큰댁도 여기 있고 어릴 때부터 오고갔던 양평…
서울과는 안막힐 때는 1시간 거리니까 그다지 멀게 느껴지지 않았던 곳. 들락날락한지 4년만에 뭔가 다른 방식으로 오게 되었다. 공장부지도 양평에다가 알아봤던 적이 있었는데 뭔가 기회가 닿지 않아 보류했는데 아예 살게 될 줄이야… 심리적으로는 시골 느낌은 전혀 안난다.
사업이야기를 하자면, 제품이 나오기 까지 약 1년의 딜레이가 생겨버렸고, 유통하던 농산물은 수급이 힘들어져(농사이슈) 서서히 접어갈 때 즈음이었기 때문에 타이밍을 못맞춰서 팔 물건이 없어져서 회사가 힘들어지는게 보였다. 그래서 서울 사무실도 우선은 정리를 하고 혈혈단신의 몸으로 다시 시작하자 라는 마인드로 왔다. 그동안 생활비는 동거인이 아마도… 한참을 .어쩌면 평생을 해야할 수 있다. ㅋ
잔짐이 많아서 이사하는데도 개고생하고, 동거인의 또 다른 집에 창고가 있어서 거기에 일부서류등을 정리해서 놓고 나중 하남이나 서울쪽에 다시 사무실을 구하게 되면 놓을 예쁜 사무실용 가구들은 두고… 눈물을 머금고 새 단독주택으로 왔다.
있는 땅에다가 집을 지을 예정이라 적어도 1년 간은 지낼 월세를 구했는데 … 평상도 있고 (또 다른 창고가 됨 ㅋ) 이 집이 화근이다. 20평 정도라서 둘이 사는데에는 아무 지장이 없는데 … 우리 둘만 있는 것이 아니라 참으로 참으로 많은 벌레들이 나오기 시작.
돈벌레 그리마는 기본이다. 세상에서 바퀴보다 더 싫어하는 것이 이 벌레인데.
돈벌레가 너무 나옵니다 하고 바로 옆집 살고 계신 주인 노부부에게 이야기하니 그거 나오면 합장하며 절하는 사람도 있다!! 돈이 들어온다!!! 얼마나 좋은데!! 살려주기도 한다구!!라고 말씀하시는데.. 아니 생긴게… 극혐인데 어떻게 할 수가 없는데요….
동거인은 그리마에게 너는 베로톨트 진격의 거인이다!! 엉!! 그것도 아주 큰 거대한 거인이라고!!
근데 생긴게…… 진짜…. 너무나 기겁하게 생긴 .. 정말 외계인이라면 저렇게 생기지 않았을까 싶은 그리마… 익충이라고 하지만… 생긴게 유익하지 않다. 사이즈도 얼마나 큰지 볼 때마다 흠칫흠칫.
매일 집을 들어서며 사무실 방을 들어가며 안방을 들어가며 흠칫흠칫 놀래고. 없어도 놀래고 있어도 놀래고 신기패로 선을 그어 놓으니 죽진 않고 기절 상태로 사라졌다가 나타나기도 하고 별별 일을 다 겪었다…… 그것 뿐이 아니라 그리마보다는 들 징그러운 애들 노리재? 노리개도 동글동글 말아서 죽어있고.
그러다가 드디어 최종보스가 나온 것이다. 지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살다살다 경동시장에서 약으로 말려있는 지네는 봤어도 이렇게 살아있는 지네를 에어컨 뒤에서 본 것은 처음이라 …마침 엄마가 와있어서 죽여주시고,, 주인 할배 할매 다 부르니 진짜? 지네네… 지네는 처음인데… 당황스러워 하셨다.
사이즈가 작지도 않아………
아무리 뿌려도 한방에 죽지도 않고 꼿꼿히 허리를 세우더니 공격태세를 갖추는 지네…
하지만 난 지네보다는 그리마가 더 무섭기 때문에…
그렇게 에어컨 배수관도 동거인이 물만 나오게끔 막아주고 모든 창문은 한번 더 방충망을 덮고 하였더니… 며칠은 안보이는 것 같다.
하지만 지네가 나오기 전 날….
나는 그간 쌓아온 스트레스와 벌레 스트레스… 아마도 벌레 스트레스가 컸을 것이다.
난청을 얻게 된다.
돌발성 난청.. 갑자기 오른쪽 귀가 안들리고 이명 소리는 안나지만..계속 소리가 안나기 까지…..